Anduril Industries (2025-09-15)

1. 방위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1.1 파괴적 혁신가, 파머 럭키와 안두릴의 탄생

2017년,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설계자이자 Oculus VR의 창업자인 파머 럭키(Palmer Luckey)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를 공동 창업했다.1 그는 2014년 Oculus를 페이스북에 23억 달러라는 거액에 매각하며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인물이다.2 그런 그가 다음 행선지로 선택한 곳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방위 산업이었다. 이는 단순한 사업 전환이 아니라, 냉전 종식 이후 수십 년간 기술적 정체에 빠져 있던 미국 국방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이자 도전이었다.4

럭키의 비전은 명확했다. 그는 테슬라의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청소기 룸바(Roomba)의 자율주행 기술보다도 뒤처진 미 국방부의 무기체계 현실을 비판하며, 실리콘밸리의 빠른 개발 속도와 혁신 문화를 방위 산업에 이식하고자 했다.4 안두릴은 설립 초기부터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최신 하드웨어를 융합하여 미국과 동맹국의 국방 역량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1 회사명 ’안두릴’은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부러진 검을 다시 벼려 만든 ’서쪽의 불꽃’이라 불리는 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는 서구 문명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회사의 사명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선다는 철학을 내포한다.6

안두릴의 설립은 미국 국방 기술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념적 도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파머 럭키는 미국의 기술적 우위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깊은 위기감과,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등 소위 ’프라임(Prime)’이라 불리는 기존 대형 방산업체들의 비효율성에 대한 환멸을 새로운 사업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는 Oculus 매각으로 얻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 커뮤니티 내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국방이라는 가장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시장의 규칙을 바꾸려는 야심 찬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1.2 설립 비전: ’방산 계약자’에서 ’방산 제품 기업’으로의 전환

파머 럭키가 진단한 국방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전통적인 ‘방산 계약자(Defense Contractor)’ 비즈니스 모델이었다.4 이 모델 하에서 기업들은 정부가 제시하는 상세한 요구사항 명세서에 따라 개발을 시작하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대부분 정부 예산으로 보전받는다. 이는 사업의 성공 여부나 효율성과 무관하게 기업의 생존을 보장해 주지만, 동시에 혁신을 위한 동기를 저해하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시도를 억제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3

안두릴은 이러한 관행을 깨고 ’방산 제품 기업(Defense Products Company)’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표방했다.4 이는 정부의 주문을 기다리는 대신, 회사가 자체 자본을 투자하여 내부적으로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미래 전장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하여 완성된 형태로 정부에 제안하고 판매하는 모델이다.7 마치 애플이 아이폰을 개발하여 시장에 선보이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 접근법은 국방부가 아직 명확한 필요를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시장을 예측하고 선점하는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전략을 국방 분야에 적용한 것이다.1

이러한 비전은 단순히 새로운 무기를 만드는 것을 넘어, 국방 조달 시스템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거대한 야망을 담고 있다. 럭키는 안두릴을 500억 달러 가치의 회사로 성장시켜 미국의 국가 안보 조달 방식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공언했다.3 이는 개발 과정의 리스크를 정부와 납세자에게 전가하는 대신 기업이 직접 부담하고, 정부는 완성된 제품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방부에게도 매력적인 제안이었다.4

2. 안두릴의 비즈니스 모델: 속도, 자본, 그리고 기술의 융합

2.1 전통적 방산 조달의 파괴: 자체 R&D 투자와 선행 개발

전통적인 방산 조달 절차는 정부의 요구사항(requirements) 정의, 제안요청서(RFP) 발송, 업체 선정, 그리고 수년에 걸친 개발 및 테스트로 이어지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비용 가산(cost-plus)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관료주의적 절차에 매몰되기 쉽다.8

안두릴은 이 패러다임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회사는 벤처 캐피털(VC)로부터 조달한 막대한 자금을 자체 R&D, 즉 내부 연구개발(IRAD, Internal Research and Development)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3 이를 통해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이나 예산 배정을 기다리지 않고, 회사의 기술적 비전과 시장 예측에 따라 자율적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재정적 독립성을 확보했다.1 예를 들어, 요격 드론 ’앤빌(Anvil)’은 주말 동안의 구상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그 작동 영상을 국방부에 보낸 뒤 소규모 테스트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탄생했다.1 이는 수년이 걸리는 전통적 개발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속도감을 보여준다.

이 모델은 안두릴의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인 ’시간’을 확보하는 전략적 도구다. VC 자금은 관료적인 조달 절차를 우회하고 시장의 규칙을 재정의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안두릴이 1~2년 만에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때, 경쟁사들은 아직 정부의 요구사항을 분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이 속도의 차이가 시장에서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2.2 벤처 캐피털이 주도하는 성장 동력 및 재무 분석

전통 방산업체들이 주로 정부 계약과 주식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달리, 안두릴의 성장 동력은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이다. 창업 초기부터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등 세계 최상위 VC들이 대거 투자에 참여했다.1 현재까지 안두릴이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총 62억 달러를 넘어선다.11

이러한 막대한 자본 유입은 기업 가치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2020년 시리즈 C 펀딩에서 18.7억 달러였던 기업 가치는 2022년 12월 시리즈 E 라운드에서 84.8억 달러, 2024년 8월 시리즈 F 라운드에서 140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마침내 2025년 6월 시리즈 G 라운드에서는 305억 달러라는 경이적인 평가를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방산 기술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12 2024년 기준 연간 매출은 약 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13

표 2.1: 주요 펀딩 라운드 및 기업 가치 평가

이 표는 안두릴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자료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어떻게 증가했는지, 그리고 기업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과정을 통해 시장이 안두릴의 파괴적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재무 정보를 넘어, 회사의 전략적 성공을 계량적으로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

2.3 리더십 팀 분석: 팰런티어와 파운더스 펀드의 DNA

안두릴의 성공은 단순히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 중심에는 실리콘밸리, 특히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출신들이 포진한 강력한 리더십 팀이 있다.15 팰런티어는 CIA의 투자를 받아 설립된 회사로, 정부 및 정보기관과의 협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 브라이언 심프 (Brian Schimpf, Co-Founder & CEO): 팰런티어의 초기 멤버이자 엔지니어링 디렉터 출신이다. 그는 팰런티어의 핵심 제품인 ’파운드리(Foundry)’를 구축했으며, 전 세계 정보, 국방,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며 대규모 데이터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용한 경험이 풍부하다.17

• 트레이 스티븐스 (Trae Stephens, Co-Founder & Executive Chairman): 그 역시 팰런티어의 초기 멤버였으며, 현재는 안두릴의 핵심 투자사인 파운더스 펀드의 파트너를 겸직하고 있다.18 그의 존재는 안두릴이 단순한 피투자사를 넘어, 파운더스 펀드의 전략적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맷 그림 (Matt Grimm, Co-Founder & COO), 조셉 첸 (Joseph Chen, Co-Founder): 이들 역시 팰런티어 출신으로, 회사의 운영과 기술 개발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15

이러한 리더십 구성은 안두릴의 정체성이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팰런티어와 같이 데이터를 수집, 처리, 분석하여 의미 있는 정보와 행동으로 전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팰런티어 출신 리더들은 정부, 특히 국방 및 정보 커뮤니티의 ’언어’와 ’프로세스’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을 국방부의 복잡한 요구사항에 맞게 ’번역’하고 효과적으로 판매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국 안두릴은 ‘VC의 자본력’, ‘실리콘밸리의 개발 속도’, 그리고 ’팰런티어의 정부 사업 노하우’라는 세 가지 이질적인 요소를 성공적으로 융합하여 기존 방산 생태계에서는 불가능했던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3. 핵심 기술 아키텍처: AI 두뇌, Lattice OS

3.1 자율적 상황인식 및 지휘통제(C2) 플랫폼의 기능

안두릴의 모든 하드웨어 제품은 그 자체로 완결된 시스템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래티스 운영체제(Lattice OS)’라는 하나의 거대한 신경망에 연결된 감각기관이자 수족이다. 래티스는 안두릴의 기술 포트폴리오의 핵심이자 AI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율적인 상황인식(sensemaking)과 지휘통제(Command & Control, C2) 기능을 수행한다.7

래티스의 핵심 기능은 분산된 수많은 센서—안두릴의 센트리 타워, Ghost 드론, 제3자 레이더, 위성 데이터 등—로부터 들어오는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융합하고 분석하는 것이다.4 이를 위해 센서 퓨전(sensor fusion),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AI/ML)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전장의 모든 객체를 자동으로 탐지, 추적, 분류한다. 그 결과, 운영자는 수많은 데이터 스트림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는 대신, 모든 정보가 종합된 지능적인 단일 작전 상황도(Common Operating Picture)를 통해 전장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8

래티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운영자에게 단순한 정보(noise)가 아닌, 명확한 ’의사결정 지점(decision points)’을 제공한다는 점이다.19 예를 들어, 시스템은 “미확인 드론이 3km 전방에서 접근 중이며, 적대적일 확률은 95%입니다. 요격하시겠습니까?“와 같은 형태의 actionable intelligence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인간 지휘관의 인지 부하(cognitive load)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기계의 속도로 복잡한 킬체인(kill chain)을 가속화할 수 있다. 또한 래티스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데이터 처리가 중앙 서버가 아닌 현장의 센서(엣지)에서 직접 수행된다. 이는 통신이 두절되거나 제한되는(denied, disconnected, intermittent, or limited bandwidth) 극한의 전장 환경에서도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실시간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19

3.2 개방형 아키텍처, SDK, 그리고 파트너 생태계

안두릴은 래티스를 폐쇄적인 독점 시스템으로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인 개방형 아키텍처(Open Architecture) 정책을 통해 국방 기술 생태계의 ’운영체제’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19 이는 안두릴이 제작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군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존의 무기체계(legacy systems)나 경쟁사를 포함한 제3자(third-party)의 센서 및 이펙터(effector, 타격체계)까지도 래티스 플랫폼에 쉽게 통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래티스 SDK(Software Development Kit)’이다.23 안두릴은 외부 개발자들이 래티스 플랫폼 위에서 자신들만의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서비스, 하드웨어 통합 솔루션을 직접 구축할 수 있도록 SDK를 제공한다. 이 SDK는 gRPC, HTTP API 등 업계 표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Java, Python, C++, Rust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활용할 수 있어 개발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23

더 나아가 ’래티스 파트너 프로그램(Lattice Partner Program)’을 통해 적극적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위성 플랫폼 기업인 Apex Space, 자율주행 차량 기술을 보유한 Forterra, AI 데이터 전문 기업인 Scale AI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하여 래티스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24 이러한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OS를 개방하여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그 위에서 혁신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플랫폼의 가치를 극대화한 것과 유사하다. 안두릴은 하드웨어를 판매하여 래티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확장된 생태계는 다시 하드웨어 판매를 촉진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flywheel)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3.3 JADC2 개념과 Lattice의 전략적 가치

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는 미군이 미래전의 승리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개념이다. 이는 육군, 해군, 공군, 우주군, 사이버사령부 등 각각의 군이 독립적으로 운용하던 센서와 무기체계를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어떤 영역의 위협이든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래티스는 바로 이 JADC2 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플랫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래티스는 설계 초기부터 모든 영역(All-Domain)에 걸쳐 수천 개의 센서와 이펙터를 통합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19 AI 기반의 자동화된 정보 처리 및 자산 운용 능력은 인간 지휘관의 판단 속도를 뛰어넘어, 전장의 ’의사결정 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4

특히 래티스의 네트워크 구조는 기존의 중앙 집중형(hub and spoke) 모델이 가진 취약점을 극복한다. 래티스는 분산된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를 기반으로 하여, 네트워크의 일부가 적의 공격으로 파괴되더라도 나머지 노드들이 자율적으로 최적의 통신 경로를 찾아내어 전체 시스템의 강인성(resilience)을 유지한다.19 이는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 위험을 제거하여, 적의 전자전이나 사이버 공격이 격렬한 분쟁 환경에서도 지휘통제 능력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다. 따라서 래티스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 미래 미군의 전쟁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4. 자율 시스템 포트폴리오 심층 분석

안두릴의 하드웨어 포트폴리오는 개별 제품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Lattice OS라는 중추신경계를 중심으로 육·해·공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자율 시스템의 군단(Legion of Autonomous Systems)’을 구축하려는 체계적인 전략의 결과물이다. 각 제품은 특정 영역과 임무에 맞춰진 ’노드(node)’로서, Lattice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며 시너지를 창출한다.

4.1 지상 영역: 센트리 타워 계열 자율 감시 시스템

센트리 타워(Sentry Tower)는 국경, 군사 기지, 송유관, 공항 등 주요 기반 시설을 위한 자율적이고 지속적인 감시 및 경계 시스템이다.20 이 시스템의 핵심은 AI 기반 엣지 프로세싱으로, 타워에 장착된 레이더와 EO/IR(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가 포착한 데이터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사람, 차량, 드론, 선박 등 관심 객체를 자율적으로 탐지, 식별, 추적한다. 이를 통해 운영자는 수많은 허위 경보(noise)가 아닌, 검증된 위협 정보(decision points)에만 집중할 수 있다.20

센트리 타워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독립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며, 도로, 전력망, 통신망 등 외부 인프라 없이도 운용이 가능하다. 또한, 모듈식 설계를 채택하여 3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설치하고 임무에 따라 다양한 센서를 통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20 안두릴은 다양한 작전 환경과 임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센트리 타워를 개발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2024년 9월 기준, 300기 이상의 자율 감시 타워(AST, 센트리 타워의 CBP 제식명)를 미국 남서부 국경에 배치하여 운용하고 있다.26

표 4.1: Sentry Tower 모델별 기술 사양 비교

4.2 공중 영역 (UAS): Ghost, Altius, Anvil

4.2.1 Ghost (sUAS)

Ghost는 정찰, 감시, 표적 획득(ISR&T) 임무를 수행하는 소형 수직이착륙(VTOL) 무인항공시스템(sUAS)이다.27 기본형인 Ghost와 성능 확장형인 Ghost-X 두 가지 모델이 있으며, 한 명의 운용자가 도구 없이 2분 이내에 조립하여 비행 준비를 마칠 수 있는 뛰어난 야전 운용성을 자랑한다. Lattice OS와 연동된 AI는 비행 계획, 센서 운용, 객체 인식을 자동화하여 운영자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특히 ‘지능적 협동(Intelligent Teaming)’ 기능은 한 명의 운영자가 여러 대의 Ghost를 동시에 통제하여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게 하며, 한 드론의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다른 드론이 자동으로 임무를 인계받는 등의 자율 협업이 가능하다.28 Ghost는 미 육군, 미 공군, 영국 해병대 등에서 운용 중이며, 미 국방부가 안전성과 보안을 인증하는 Blue UAS Cleared List에 등재되어 있다.29

표 4.2: Ghost 및 Ghost-X 기술 사양 비교

4.2.2 Anvil (Interceptor)

Anvil은 적대적인 소형 드론을 물리적으로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쿼드콥터 형태의 요격 드론이다.1 ’요격기(Interceptor)’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Lattice OS로부터 표적 정보를 받아 목표물까지 자율적으로 비행한다. Anvil은 컴퓨터 비전을 통해 표적을 식별하고, 운영자에게 시각적 확인 정보를 제공한다. 운영자의 최종 공격 명령이 내려지면, 최고 속도 320 km/h (200 mph)로 돌진하여 목표물에 직접 충돌(ramming)함으로써 파괴한다.1 이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 기반 요격 방식은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제 전투 작전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고폭탄두를 탑재한 ‘Anvil-M’ 모델도 개발되어, 더 빠르고 강력한 그룹 2 드론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1

4.2.3 Altius (Launched Effects)

Altius는 공중, 지상, 해상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발사관을 통해 발사되는 다목적 드론으로, 미 육군의 ‘공중 발사 효과(Air Launched Effects, ALE)’ 프로그램의 핵심 자산 중 하나다.1 Altius의 가장 큰 특징은 긴 체공 시간과 모듈식 페이로드 베이(bay)다. 이를 통해 ISR&T 센서, 통신 중계 장비, 전자전(EW) 장비, 또는 정밀 타격용 탄두 등 다양한 임무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33 Altius 제품군은 크게 비무장 정찰용인 Altius-600/700과, 탄두를 탑재한 배회폭탄(loitering munition) 버전인 Altius-600M/700M으로 나뉜다. 특히 Altius-700M은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에 버금가는 33파운드(약 15kg)의 강력한 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전차나 장갑차 등 중장갑 표적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35

표 4.3: Altius 계열 기술 사양 비교

4.3 차세대 공중전 (UCAV): Fury 협동 전투 항공기

Fury는 안두릴의 기술력이 집약된 최첨단 자율 공중 전투기(UCAV)로, 미 공군의 차세대 공중 지배(Next Generation Air Dominance, NGAD) 프로그램의 핵심 구성 요소인 ‘협동 전투 항공기(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CCA)’ 사업을 위해 개발되었다.37 CCA는 F-35나 차세대 전투기와 같은 유인 전투기와 편대를 이루어 비행하며, 센서 탐지 거리를 확장하고, 추가적인 무장을 제공하며, 위험한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충직한 윙맨(Loyal Wingman)’ 역할을 맡는다.

Fury는 본래 가상 적기(aggressor) 훈련용으로 개발되던 기체였으나, 2023년 안두릴이 개발사를 인수하면서 CCA 플랫폼으로 그 목적을 전환했다.37 Fury는 전투기에 준하는 고성능 기동 능력을 자랑한다. 최고 속도 마하 0.95, 상승고도 50,000피트에 달하며, 최대 9G의 중력가속도를 견딜 수 있어 유인 전투기와의 효과적인 협동 작전(Manned-Unnamed Teaming, MUM-T)이 가능하다.38 모든 비행과 임무는 ‘Lattice for Mission Autonomy’ 소프트웨어를 통해 통제되며, 이를 통해 고도의 자율성과 협업 능력을 발휘한다.40 2024년 4월, Fury는 제너럴 아토믹스의 설계안과 함께 CCA 사업의 최종 2개 후보로 선정되었고, ’YFQ-44A’라는 공식 제식 명칭을 부여받으며 미 공군의 차세대 주력 무인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37

표 4.4: Fury (YFQ-44) 주요 기술 사양

4.4 해양 영역: Dive-LD 및 Ghost Shark 자율 잠수정

안두릴의 자율 시스템은 해양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핵심 플랫폼은 대형 자율 잠수정(XLAUV)인 Dive-LD와 이를 기반으로 호주 해군과 공동 개발 중인 Ghost Shark다.41 Ghost Shark는 Lattice AI를 두뇌로 탑재하여, 인간의 개입 없이 장기간 수중에서 감시, 정찰, 기뢰 부설, 대잠전 등 다양한 임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2022년 5월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2년 만인 2024년 4월, 첫 번째 프로토타입인 ’Alpha’가 공개되었다. 이는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하는 기존의 국방 프로젝트와 비교할 때 경이적인 개발 속도로, 안두릴의 신속한 개발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다.41 Ghost Shark는 태평양 지역에서 증대되는 중국의 해군력에 대응하기 위한 호주의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 시장 침투 및 주요 계약 현황

안두릴의 시장 침투 전략은 ’가장 까다롭고 혁신에 개방적인 고객’을 먼저 공략하여 기술력을 입증하고, 이를 교두보(beachhead) 삼아 주류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미 특수작전사령부(SOCOM)와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바로 그 교두보 역할을 수행했다.

5.1 미 국방부(DoD) 및 특수작전사령부(SOCOM)와의 핵심 파트너십

미 특수작전사령부(SOCOM)는 소규모, 신속성, 첨단 기술을 중시하는 조직으로, 안두릴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하기에 최적의 파트너였다. 2022년 1월, 안두릴은 11개의 경쟁사를 제치고 SOCOM의 c-UAS(Counter-Unmanned Systems, 대드론 시스템) 분야 ’시스템 통합 파트너(Systems Integration Partner, SIP)’로 선정되었다.42 이 계약은 10년간 최대 9억 6,7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안두릴이 방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파트너십은 더욱 심화되어, 2025년 3월에는 SOCOM의 ’임무 자율성 시스템 통합 파트너’로 추가 선정되었다. 이는 다양한 종류의 드론과 로봇 플랫폼의 작전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자율성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3년간 8,6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되었다.44 이 계약은 안두릴의 Lattice OS가 SOCOM이 운용하는 모든 자율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됨을 의미하며, 안두릴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국방부 내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안두릴은 미 공군과는 CCA 프로그램을 38, 미 육군과는 Altius ALE 시연 및 Ghost-X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미군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1

5.2 국경 감시 및 국토안보부(DHS) 계약 분석

안두릴의 첫 번째 주요 성공 사례는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관세국경보호청(CBP)과의 국경 감시 프로젝트였다. 2020년, 안두릴은 멕시코와의 남서부 국경에 자사의 자율 감시 타워(AST)를 설치하고 운용하는 5년간 2,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1 이 프로젝트는 Lattice OS와 센트리 타워가 24시간 365일 자율적으로 국경을 감시하고 침입 시도를 탐지하는 능력을 입증하는 완벽한 시험대였다.

CBP와의 계약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2024년 9월 기준으로 300번째 타워가 배치되었으며, 이는 미국 남부 육상 국경의 약 30%를 감시하는 수준에 해당한다.26 안두릴은 자사의 시스템이 연간 마일당 125,00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운용되어 기존 시스템보다 5~6배 저렴하며, 태양광 발전을 사용하여 환경 파괴가 적고, 개인 식별 정보나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적다고 주장한다.46 이 성공 사례는 “특수부대와 국경 순찰대가 사용하는 검증된 기술“이라는 강력한 레퍼런스가 되어, 보수적인 다른 정부 기관들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5.3 글로벌 확장: 동맹국과의 협력 및 지정학적 의미

안두릴은 미국 시장을 넘어 서방 동맹국들의 핵심 국방 기술 공급자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 영국: 영국 해병대(Royal Marines)는 최전선에서 운용할 정찰 자산으로 Ghost 드론을, 기지 방어 시스템으로 Anvil 요격 드론을 테스트하고 도입했다.1

• 호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해군과 Ghost Shark 대형 자율 잠수정(XLAUV)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는 동맹국과의 긴밀한 기술 협력을 통해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대표적인 사례다.41

• 대만: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안두릴은 대만에 Altius 배회폭탄을 신속하게 공급했다. 이는 수년이 걸리는 전통적인 대외군사판매(FMS) 절차를 우회하여, 계약 후 6개월 만에 실질적인 전력을 제공한 사례로, 안두릴의 ‘방산 제품 기업’ 모델이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강력한 유연성과 속도를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48

이러한 글로벌 확장은 안두릴이 단순히 미국의 방산업체를 넘어,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들의 국방 역량을 현대화하고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안두릴의 사업적 성공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안정에 기여하는 기술 동맹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시사한다.

6. 논쟁과 윤리적 고찰: 자율 살상 무기(LAWS)의 딜레마

안두릴의 급격한 성장은 기술적 성취의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동반한다. 회사의 핵심 기술인 자율 시스템과 AI는 국경 감시, 프라이버시 침해, 그리고 소위 ’킬러 로봇’으로 불리는 자율 살상 무기 시스템(LAWS, Lethal Autonomous Weapon Systems)에 대한 심각한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6.1 국경 감시 기술과 시민 자유 및 프라이버시 논란

안두릴의 센트리 타워는 미-멕시코 국경에서 효과적인 감시 능력을 입증했지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나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Privacy International)과 같은 시민 단체들은 이러한 기술이 시민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49

주요 비판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임무 확장(mission creep)’의 위험이다. 국경 감시를 위해 도입된 기술이 점차 내륙으로 확산되어 일반 시민을 상시 감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50 둘째, 데이터 수집의 투명성 문제다. 센트리 타워가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가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다른 법 집행 기관과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49 셋째, AI 알고리즘의 잠재적 편향성이다. 시스템이 특정 인종이나 국적의 사람들을 부당하게 위협으로 분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안두릴은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PII)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46 또한, 사유지나 주택 등 민감한 지역을 감시에서 제외하는 ‘차단 구역(exclusion zones)’ 설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러한 기술적 조치와 무관하게, 국경 지역에 대규모 감시 인프라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 지역 주민과 이동하는 사람들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사회를 통제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51

6.2 ‘킬러 로봇’ 논쟁과 ‘인간 통제(Human-in-the-Loop)’ 정책 분석

안두릴의 무장 드론들은 인간의 직접적인 조종 없이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킬러 로봇’에 대한 국제적인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UN 사무총장은 이러한 무기를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없고 도덕적으로 혐오스럽다“고 비판했으며, 수많은 비정부기구들이 LAWS의 선제적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4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여 미 국방부는 ’DoDD 3000.09’라는 지침을 통해 자율 무기 시스템 개발 및 사용에 대한 정책을 명시하고 있다. 이 지침은 LAWS를 “일단 활성화되면, 인간 운영자의 추가 개입 없이 표적을 선택하고 교전할 수 있는 무기 시스템“으로 정의하면서도, 모든 무기 시스템은 지휘관과 운영자가 무력 사용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인간적 판단’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52 이는 ’의미 있는 인간 통제(meaningful human control)’의 원칙을 유지하려는 시도다.

안두릴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에 맞춰 자사의 모든 무기 시스템에는 인간이 언제든 개입하여 공격을 중단시킬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가 존재한다고 강조한다.4 파머 럭키는 더 나아가, AI를 통해 민간인과 군인을, 스쿨버스와 적의 장갑차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는 ’스마트 무기’가, 무차별적으로 폭발하는 대인 지뢰와 같은 ’멍청한 무기(dumb weapons)’보다 훨씬 윤리적이라고 주장한다.4 AI 기술이 무기 시스템을 더욱 정밀하고 정확하게 만들어, 오히려 전쟁에서 발생하는 비극적인 오인 공격과 민간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53

6.3 미래 전장에서의 AI 윤리와 안두릴의 입장

안두릴은 LAWS에 대한 윤리적 논쟁의 프레임을 ‘자율성 자체의 선악’ 문제에서 ‘자율성의 책임감 있는 구현’ 문제로 전환시키려 시도한다. 이는 기술 개발의 흐름을 멈출 수 없다면, 그 기술의 사용 규칙과 윤리적 기준을 주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현실주의적 접근법을 반영한다. 안두릴은 AI 윤리에 대한 기준을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이 정하게 방치해서는 안 되며, 미국이 책임감 있는 군사적 AI 사용을 선도하고 국제적 표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1

회사는 실제 전장 환경에서의 엄격하고 지속적인 테스트와 평가, 검증(TEVV) 과정을 통해서만 AI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 지휘관이 시스템을 신뢰하고 책임감 있게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본다.53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본래 의도와 실제 사용 간의 괴리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어, 안두릴과 파트너십을 맺은 OpenAI의 직원들 사이에서도, 방어용으로 개발된 AI 기술이 공격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6 결국 안두릴의 전략은 윤리적 논쟁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의 지형을 ’AI 무기를 만들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누가 더 윤리적인 AI 무기를 만들고 그 사용 규칙을 제정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7. 결론: 방위 산업의 미래와 안두릴의 역할

7.1 안두릴의 지속 가능성 및 향후 도전 과제

안두릴 인더스트리는 설립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방위 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막대한 벤처 캐피털 자금, Lattice OS라는 강력한 기술적 해자(moat), 그리고 미 특수작전사령부(SOCOM)와 관세국경보호청(CBP) 등 핵심 고객과의 공고한 관계는 안두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기반이다. 그러나 회사의 앞날에 도전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규모의 확장(Scaling)’ 문제다. 수백 명 규모의 민첩한 스타트업 문화를 유지하면서 수천 명, 수만 명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모든 성공한 기술 기업이 겪는 조직적 도전이다. 파머 럭키 자신도 Oculus에서의 급격한 성장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3 둘째, ‘대규모 생산(Mass Production)’ 역량의 입증이다. 혁신적인 프로토타입을 신속하게 제작하는 능력과, 수만 개의 시스템을 일관된 품질로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오하이오에 건설 중인 ’Arsenal-1’과 같은 대규모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두릴의 의지를 보여준다.9 셋째, 기존 방산 ’프라임’들의 반격이다.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등 기존의 강자들 역시 자체적인 AI 및 자율 시스템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워싱턴 D.C.에서의 정치적 영향력과 로비력은 여전히 안두릴을 압도한다.

7.2 국방 조달 시스템 혁신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안두릴이 이미 국방 조달 시스템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며 돌이킬 수 없다. 안두릴의 성공은 미 국방부에 ’속도’와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국방부가 더 이상 느리고 값비싼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 과정에만 의존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두릴이 제시한 소프트웨어 중심, 개방형 아키텍처, 그리고 지속적인 업데이트 모델은 미래 무기체계 개발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의 무기체계는 한번 만들면 수십 년간 사용하는 고정된 하드웨어가 아니라, 스마트폰처럼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며 성능이 향상되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안두릴의 등장은 국방 혁신이 더 이상 정부 연구소나 소수의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민간의 자본과 실리콘밸리의 인재, 그리고 스타트업의 문화가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방 생태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미래의 국방력은 단순히 더 많은 탱크와 전투기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고 스마트하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자율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며, 변화하는 위협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안두릴은 바로 그 미래를 현재로 만들고 있는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 중 하나다.

8.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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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almer Luckey - Anduril, https://www.anduril.com/profile/palmer-luc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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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ech billionaire Palmer Luckey wants to remake the U.S. military with autonomous weapons, https://www.cbsnews.com/news/palmer-luckey-future-warfare-anduril-60-minutes/
5. Palmer Luckey Wants to Be Silicon Valley’s War King | The Circuit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ItLFpYha6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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